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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전시서문, 평론

[이재삼]달빛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그리다. 달빛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그리다. 임대식(아트사이드 큐레이터) 달빛이 가장 빛나던 밤. 눈길을 걸어본 사람은 기억할 듯 하다. 그 달빛이 비추는 눈이 얼마나 환하고 그윽하게 빛이 나는지. 그 빛이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달빛은 그렇게 밤에 빛나는 사물을 만드는 빛으로 인간의 가장 내면적인 정서를 비춰왔다. 어두운 밤에 어두운 사물은 더욱 어둡게 밝은 사물들은 더 밝게 비추는 것이 달빛이다. 즉 흑백의 경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면서 사물들을 부드럽게 드러낸다. 또한, 달은 그 자체로 오래 전부터 많은 이들의 정서가 소통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대상이었다. 농경이 주요 생산활동이었던 예전에 달은 절기를 나누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따라서 달은 기울고 차기를 반복하면서 생산활동의 중심에 있어왔다. 또한,.. 더보기
[이원석]I, Won Seok's Allegorical Sculpture- Talks about Brutality I, Won Seok's Allegorical Sculpture- Talks about BrutalityChoi Tae-man/art criticDogs and pigs appear instead of people in I Won-seok's work. I's work can be defined as allegorical sculpture, as it moves beyond the figurative representation of forms and uses anthropomorphised animals to reveal serious critique of society. As seen in Aesop's Fables, stories often use animals as their manin charac.. 더보기
[이원석]이원석의 우화조각이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것들 이원석의 우화조각이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것들최태만/미술평론가이원석의 작품에는 인간을 대신하여 개와 돼지가 등장한다. 그의 작품이 단순히 동물의 형상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의인화된 동물을 통해 심각한 사회비판적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화조각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솝우화에서 볼 수 있듯이 교훈적, 풍자적인 내용을 동식물 등에 빗대어 엮은 이야기를 우화라고 한다. 우화적인 방법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이원석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특징으로 변형, 왜곡, 비약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또한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의 설득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인이기도 한다. 해학적이면서 반어적(ironic)인 그의 작품은 모두 그가 보고 느끼는 현실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에 대한 풍.. 더보기
[최은동] 망각과 결핍 망각과 결핍 -미시적(微視的) 관점으로 세상보기 박李창식(그룹스폰치 대표) 저기 서 있는 나무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날 창가에 앉아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해 본다. 봄비에 생기를 얻은 나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채도와 명도가 한층 보강된 듯 싱그럽고 넉넉하게 보인다. 나뭇가지마다 초록색 잎사귀들이 풍요롭게 자라나 있으며, 때로는 이파리보다 먼저 피어난 새하얀 꽃송이가 아름다웠다. 이처럼 나무에 피어난 꽃과 잎사귀에서 우리는 생명의 존귀함을 얻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생명 전부는 아닐 것이다. 나무는 땅속에 감춰진 뿌리에 의존하면서 햇볕과 바람 그리고 빗방울로 생명을 이루고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수백 수천 가지의 기분 좋은 무언가로 이루어진 환경 속에서 고고.. 더보기
[송진화]아, 너였구나. 아, 너였구나. 누군가를 처음 만나 자신을 소개하는 순간 제일 먼저 우리는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한다. 메일을 쓰거나 카페에 가입할 때에도 우리는 온라인 상의 이름인 아이디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름이나 아이디 같은 기호들은 언제든 다른 사람에게 도용당할 수 있는 불완전한 자기규정수단이며 그래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지문이나 홍채인식과 같은 몸 인식 기능들이다. 이렇게 몸이라는 것은 ‘대체 불가능한 나’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며 나 자체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신체 특징만을 가지고 설명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기본적인 개인 정보와 더불어, 좀 더 관계가 지속되면 자신의 성격이나 기호, 가치관, 지나온 일과 앞으로의 계획 등 사회 안에서 자신이 관계 맺어온 대.. 더보기
[염성순]담을 수 없는 것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회화 담을 수 없는 것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회화 -하얀사과 파란사과 하얀불꽃, 염성순 9회 개인전 평론 2010- 이선영 (미술평론가) 전광석화처럼 떠올랐다는 전시부제 ‘파란 사과 하얀 사과, 하얀 불꽃’은 매우 비의적으로 들리면서도, 감성과 개념, 그리고 의지와 끈기가 진하게 응축되어 된 염성순의 이번 작품들의 도상들을 평이하게 서술한다. 작품들에 등장하는 사과나 동그라미는 재현적 대상이나 그것의 추상화와는 거리가 있다. 그것은 마음속에 있는 원형적 덩어리를 상징하며, 그것은 때때로 내부로부터 불타오르며 하얀 연기를 뿜어낸다. 사과에서 발산되는 하얀 연기들은 외부로 발산될 에너지의 용량을 풍부하게 비축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여기에서 발산되는 것은 감미로운 분위기만은 아닐 듯싶다. 곁가지적인 이야기이지만, 1.. 더보기
[양승재, Seungjae Yang]A LIE A LIE A confession of one sculptor who formed figures in accordance with their inevitable raison d'etre -about the first private exhibition of sculptor Seungjae Yang In sculptor Yang’s works, the coexistence of realistic aspect, the compelling portrayal delicacy which makes the piece as if it is alive, and an expressionistic aspect like flows of emotions shown in the piece is present. And his wo.. 더보기
[양승재]거짓말 거짓말 (양승재조각전) 언제나 사랑할거라고 서로에게 약속했었던 적이 있었다. 거짓말 -필연적 존재이유에 따라 보이는 대로 형상을 만들어 간 한 조각가의 고백 : 조각가 양승재의 첫 개인전에 부쳐-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이 섬세함이 돋보이는 사실적 묘사와, 감정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채색된 표현주의적 면모가 함께 공존하는 조각가 양승재의 작업은 희로애락을 느끼는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인체를 마주한 작가의 감성적인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 양승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남녀 간의 사랑을 중심으로 한 인간 감정의 덧없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특히 4~5년에 걸친 오랜 시간동안 작업을 고치고 다듬고 매만지는 가운데 작가 개인의 감정변화 즉, 감정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작품으로 승화되는 일련의.. 더보기
[호야]상사화(相思花)로 피어나는 민화 상사화(相思花)로 피어나는 민화김경주 /시인,극작가호야는 일관되게 샴(Siam) 시리즈를 통해 이미지의 신체에 주목해온 작가다. 그는 이미지 역시 하나의 신체를 가질수 있다고 믿는 보기 드문 작가군에 해당한다. 일찍히 수많은 예술가들이 보여왔던 진부한 구도나 색체의 고민으로부터 벗어나 그는 자신이 투영하려는 이미지가 스스로의 생명으로 그림 속에서 꿈틀거리기를 바란다. 몇 번의 전시를 통해 우리가 이미 확인한 바 있지만 그가 특별히 선택한 작품의 질료와 색체를 통해서도 이러한 그의 고집은 두드러져 보인다. 그에게 이미지는 작가에 의해 하나의 변형된 신체이며 그에게로 가서 대상은 하나의 이미지와 신체가 만나는 혈자리가 된다. 그에게 작업이란 이미지들이 숨쉴수 있는 대상을 고르는 일이며,그에게 드로윙(Draw.. 더보기
[김도훈]김도훈의 조각과 다층적 접합의 조형성 김도훈의 조각과 다층적 접합의 조형성 장원 현대미술은 예술의 순수성을 추구하면서 삶과 예술, 관객과 작품을 철저하게 분리시켰던 모더니즘 예술을 비판하고 개선하고자 삶 속의 예술을 모색해왔다. 그럼에도 그 결과는 여전히 의심스러워 보인다. 예술적 언어는 삶과 현실을 다루면서도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많고, 관객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것이 현대미술이라는 인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도훈의 조각 작업은 일상의 삶 속에서 관객과의 어울림에 대한 해결의 한 가지 단초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김도훈 작가의 조각 작업들은 일단 관객들에게 친절하다. 그 친절함이란, 고전적으로 보이는 형식 안에서 익숙한 소재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감상의 단계를 거쳐, 다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