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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15년 오늘의 작가 김지원 조각展

2015년 오늘의 작가 김지원 조각


·적 集積   2015.2.27 ~ 2015.4.22




우리은 전시장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쌓여있는 와인 잔과 병들을 보고 있다. 와인과 와인잔은 서양미술, 특히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 Still Life에서 자주 등장하였다. 기독교적 상징체계에서 와인은 '예수의 피'를 의미하므로, 당시 그림속 와인 잔이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에 따라 그것은 성스러움과 속됨의 알레고리적 표현이었다. 그렇다면 김지원이 자신의 작품에 사용한 와인 잔과 병  또한 이런 의미로 사용되었을까?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그의 작업에 사용된 와인 잔과 병은 '잔과 병으로서의 용도'를 상실한 ''일그러진 형태'로 집적되어 전시장에서 관객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리'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작품 속 와인 잔과 병들의 형태는 일그러졌다기 보다는 열을 받아 주저앉기 직전의 어느 순간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들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나 그러기에는 그녀의 작품들에서는 어떤 우연성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메렛 오펜하임 Meret Oppenheim의 찻잔과 받침 그리고 티스품에 모피를 씨운 작품 『 오브제object』와 같이 낯설음에서 기인하는 어떤 성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흐물흐물해진 잔과 병들의 집적으로 만들어진 형태로부터 작가의 강한 조형의지를 감지할 수 있다.


잠시 조각의 특성을 살펴보자. 조각의 첫번째 특징은 '촉각적'인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화가와 달리 조각가는 직접 재료를 만지며, 재료의 물성에 일정부분 순응하면서 작업한다. 물론 회화도 재료에 따라 기법의 한계가 있으나, 조각은 재료에 따른 제약이 특히 심하다. 그래서 조각에서는 '물성의 탐구'자체가 작업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조각의 장르적 특성을 고려할 때 김징뤈의 작업은 와인 잔과 병이라는 '유리 오브제'를 통해 '유리'라는 물성과 씨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각의 두번째 특징은 물질적 실체로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력에 의한 중량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원은 이번 전시제목을 『축적』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녀가 사용한 기법은 '슬럼핑slumping'이라 한다. 이 기법은 가마안에 특정한 형태의 틀을 놓고 그 위에 유리를 얹고 온도를 650-700도까지 올려 중력에 의해 유리를 형틀 모양대로 주저앉혀 성형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을 응용하여 그녀는 잔이 되었건 병이 되었건 다양한 형태로 쌓아 올려 주저앉혔다. 그래서 관객이 작품을 볼 때 아래쪽에 있는 와인 잔들이 중려겡 의해 위쪽에 있는 와인 잔들보다 미세하게나마 조금 더 눌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5 오늘의 작가 김지원 조각展은 김종영 미술관 신관 1,2,3층 전시장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작품보기 : https://www.facebook.com/media/set/?set=a.844743118919859.1073741851.740520916008747&typ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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